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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이춘모의 일기장

나는 오늘 아편주사를 함 맞았다..~~

by 장복산1 2006. 7. 17.

정확히 일주일 전 월요일 오전이었다.

지난주 부터 한 2주간 서울에 머물러야 할 일이 있어서

일요일 밤차를 타고 다시 올라왔는데...

울 마님의 다급한 전화 목소리를 듣고 황급하게

서둘러 진해로 내려와야 했다.

태풍 에위니아 (EWINIAR)가 우리집 옥상을 다 날려 보넸단다.

 

그렇지 않아도 천막으로 지어진 옥상 창고가

한 2~3년 지나니 강한 햇빛을 받으며

천정에 씌워진 천막의 천이 하늘하늘 하는 상테였는데...

이런 저런 잡동사니를 보관하는 용도 외에는

그져 단순히 내 개인 골프연습장 용도로 쓰는 창고인지라

별로 관심없이 방치하면서도 위태롭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는데...

드디어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고속버스에 올랐다.

 

오후 늦게 도착해 보니

우리집 옥상은 정말 쓱대밭이라는 표현을 써야할 상황에~

황량허기 그지없어 어디서 어떻게 손을 데야 할런지

난감허기 그지없는 상황이었다. 

 

서울에서는 그렇게 잔잔하던 날씨였는데...

우리나라도 넓기는 넓은 모양이다.

 

근 일주일이 지나서야 옥상에는 천막도 새로 치고

지저분한 잡동사니들도 일부 버리고 정리가 되는 듯 싶었다.

 

그런데 일요일 세벽에 눈을 뜨니~ 

분명 내 옆에 있어야 할 울 마님이 사라졌다.   

이리 저리 아래층으로... 2층으로... 옥상으로 찾아 보았지만

울 마님의 흔적을 찾을 길이 움따..~~!!

정말 이상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궁시렁 거리는데...

울 마님~.. 아래배를 움켜쥐고 나타나서는

밤새도록 배가아파서 고생허다가 이른 세벽에

목욕탕에도 가 보았지만 진정이되지 않고 몬 참겠단다.

 

"그럼 병원에 가야쥐~~ 차 가지고 올까..?"

"그럼 택시타고 갈까여..?"

짜증섞인 울 마님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놀라

주섬주섬 서둘러 제일병원 응급실에 가서

사진찍고... 주사맞고... 검사허구...~~요로결석이란다.

당장 죽을 병은 아니라는 소리에 조금은 안심이다.

 

오늘은 일요일이구~ 내일은 제헌절~ 모래쯤 더 큰병원으로 가 보란다.

대충..대충..진통제 주사맞구~ 약 지어와 묵고 나니 살만한 모양이다.

다급했던 상황은 종료되고... 조금은 잠잠한 시간이 흘렀다는 생각이 들 때쯤...~

 

내 손폰이 울리면서 무척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 이사장님~ 내일 오전에 김해 함 갈랍니까..?" 

" 어~오래만인디... 함 가볼까~? "

 

지난번에도 몆번인가 rounding 초청 전화를 받고는  

이런저런 바쁜일 때문에 사양을 했던 허 석량이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덜컥 대답을 하고는 이내 후회하고 말았다.

 

지금 TV에서는

서울 경기지방의 물난리 땜시루~

국가 재난상태를 선포허며 야단법석인데다~ 

우리집 옥상을 쓸고 간  태풍피해의 잔재도 아직 정리하지 몬한 상태에서...

우리집 마님은 아프다고 난리 법석인데...

내가 Golf를 치러 간다는 생각을 하다니...

나도 정말 한심한 넘이라는 생각이다.

 

정말 요넘의 Golf 라는 거이 아편과도 같은 모양이다.

자다가도 Golf 라는 말만 나오면 벌떡 일어나니..

내 상황이 아마도 아편에 중독된 사람보다도 더 하다는 생각이다.

근 10여년을 넘게 골프체를 휘덜러 데고도 single 도 함 몬허면서...

 

작고 흰 공을 깡통같은 구멍에 떨구는 거이..뭐가 그리 좋다구~

정신을 몬차리는지..?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우선은 옥상에 있는 골프체와 골프가방을 들고

아프다고 인상을 찌프리는 울마님 앞을 지나서

별 탈움씨 내 차에다 실어야 하는 문제가~

내일 새벽까지 풀어야할 문제다.

ㅎㅎㅎ 

 

이럴 때는 좀 무식하리만치 밀어 붙이는 수 밖에는 움따..~~

날씨 사정보구...집안 사정보구...아프다는 마님생각까지 허면~

내일 rounding 은 물건너 가고 마는 것이다.

정말 어린애들 장난같은 공넣기 놀이인 Golf 를 내일 허려면...

이정도 모험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새벽 5시에 기상..~~

프드덕 거리며 샤워허구...가방 챙겨 집을 나서면서도

또 한가지 걱정이 나를 괴롭힌다.

 

근~ 한달만에 나가는 rounding 에

거의~ 2주 동안 연습도 한번 해보지 몬한데다~~

연습장 태풍맞아 날라가는 바람에 골프체나 제대로 있는지...

김해비행장에 도착해 보니 Golf 장갑도 가방에 움따...

ㅋㅋㅋ

 

땅은 좀 질퍽 허지만 다행히 비는 네리지 않는다.

오늘 상대들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허 석량이 는 물론이구...오늘 처음 같이 rounding 허는 이 명중님~

둘다 군골프장 정회원에 있는건 시간밖에 움따는 사람들이니

진해로..사천으로..김해로...최소한 일주일에 두번씩은 rounding 을 허는

자의반... 타의반... pro라고 불리는 호칭에 별 거부감이 움는 사람들 아닌가..?  

역시 처음 함께허는 문 광민 사장님....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이 single 냄새가 난다.

 

평소 내 실력을 익히 아는 허 pro가 출발전에 교통정리를 헌다.~~ 

세명이 나에게 각각 5개씩의 handy 를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조금은 나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말이지만...그래도 실리를 따져 본다면...

그냥 웃으며 handy 를 주는데로 받아 챙기는 편이 나을 듯 싶다.

더구나 오늘은 너무 긴시간을 연습도 안허구 나와서 swing form 마져

잊어버렸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디...체면불구..염치불구 아닌가..?   

 

김해비행장 1 번 hole...

앞으로 150m 전방에 작은 둑을 넘어 왼쪽으로 직각 보행허는 특이한 hall 이다.

왼쪽에는 흰색 깃발을 올려 공중 OB도 있다는 특이함에 가슴이 설레인다.

동반자들은 모두 아연을 잡고 있는디...나는 3번 wood 를 골랐다.

 

자전거를 함 배워서 두발로 굴러가면 평생을 탈 수 있다고 하더니....

Golf 도 그런 모양인지...

전혀 이상 움씨 공이 날라간다...정말 신기하다.

 

이제껏 염려했던 걱정이 한 순간에 날라가며~

몸과 마음이 훨~가벼운 느낌이다.~  3 on 2 putter..bogey..

 

두번쩨 hole 은 오른쪽으로 직각 보행을 허는 middle hole 이다...

drive 좋음...해저드를 넘긴 second shot 이 green over 다..

역쉬~3 on 2 putter...bogey ~

불과 1m 도 안되는 puting 이 hole cup 을 거부하는 거이 아쉽기는 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그간 염려했던 상황에 비추면 충분히 만족할 상황이다.  

 

세번쩨 hole...그냥 직선으로 평범한 middle hole 이다.

역쉬~ drive 좋음..~~ 왠일이니..? 허 석량이 제안에 handy 를 준

동반자들의 눈 빛이 의심의 눈초리로 변하는 모습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second shot 이 조금 잛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미쳐 내가 감지하지 못했던 해져드가 green 앞에 있었다.

해저드에 빠져버린 공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면서 4 on 2 putter ... double bogey

차분하던 마음이 조금은 흔들리는 느낌이다.

 

네번쩨 hole...짧은 130m의 short hole 이다.

왼쪽 green 을 over 해서 bunker 로 굴러간 공을 올리지 몬허구 3 on 2 putter...

연속되는 double bogey 에 조금은 당황 스러워 진다.

이쯤 되자 동반자들도 의심의 눈초리를 해제하는 모양이다.

ㅎㅎㅎ

 

다섯번쩨 hole...

중앙에 소나무가 한그루 있고 저 멀리 수로가 가로지르는 long hole 이다. 

drive 정말 좋음...good shot..!!

내가 조아허는 3번 wood 로 날린 second shot...

오른손을 불끈 쥐며 자신이 친 ball을 보며 good shot..!!을 외쳐 버렸다.

세번쩨 shot...120m...역시 내가 좋아허는 거리다... 7 번 iron...

깃대 우측 3m 정도 거리에 안착이다.

가슴이 조금은 설레이는 상황을 진정허니 lie 가 눈에 들어오며 길이 보인다. 

이런 기분에 golf 에 미친 듯 중독 현상을 보이는 모양이다.

 

내가 birdy 를 잡는 사이 두 사람은 대나무 숲에 박혀버린 공을 찾지 몬허구...

또 한사람은 이리 저리 갈지자 걸음을 걷더니...

배추 잎파리가 내게로 들어오는 광경을 목격하고는

아예 노골적으로 불평을 토로하기 시작한다....

초면이라 잘 몰랐지만 나에게 handy 를 준것은 큰 실례라면서...

점잔게 시작하던 불평이 나중에는 사기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말았다.

 

한~두 hole은 비를 맞으면서...

질퍽허게 젖어버린 잔디에서 치는 공이었지만....

오늘 처럼 기분 좋은 rounding 도 정말 오래만에 맞보는 상쾌함이었다.

 

rounding 이 약속된 날이면...

어김없이 연습을 하고 나가지만...

번번히 연습할 때 같이 맞지 않는 공을 보며 

괜시리 혼자서 심통만 부렸는디...~

 

오늘은 연습을 전혀 하지않은 효과를 보는 것일까..?

rounding 을 마치고 바지가랭이에 뒤범벅이 된 흙을 털어내면서도

연신 입가에는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기분조은 표정으로 들어 오는 나에게

울 마님 허는 말~~~

" 아마 당신은 마누라가 죽어도 골프치고 와서 장사 지넬거유~!! " 

ㅎㅎㅎ

 

---그려..나는 오늘 아편주사를 함 맞았다..~~

세상이 모두 내 아래로 보이고...구름을 타고 나르는 기분이다...

야~~~~~~~~~~~~~~~~약 기운이 떨어지기 전에 소리나 함 질러 보자...!!